뭇생각
현대자동차 YF 소나타와 용자(?)
NUL
2010. 1. 13. 20:48
요약하면 차량 결함에 대한 수리 서비스를 받으려는데 책임 회피를 하니 홧김에 자기 차를 부숴 버렸답니다.
중간 중간 감정적인 언어 교환이 있었겠죠.
자기차 부숴봐야 자기만 손해이지만... 대략 3000만원을 순식간에 박살내버린 위의 분 덕택에...
현대차의 서비스개선 혹은 차량결함을 쉬쉬 가리는 풍조는 잠시라도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어떤 대응을 했는지는 밝혀진게 없지만... 이정도 입소문에 무대응이라면 엄청난 타격이 될 겁니다.
근래 유독 현대차에 대한 불신감에(인터넷에서만 그런 것 같기도...) 도요타의 진출까지 겹쳤으니까요...
이것이 현대 자동차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고요.
사회 전반에 걸친 고객에 대한 진정성은 사리지고 팔아 먹으면 그만이라는 장삿속만 남은 결과라 보입니다.
이런 예는 한두가지가 아니죠.
생난리를 부려야 정당한 서비스를 받고, 제품에 대해 잘 모른다든가 혹은 그냥 좋게 넘어가면 정당한 혜택을 못받거나 심하면 바가지까지 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다들 한두번 이상씩은 겪어보셨을 겁니다.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는 더 많고요.
몇년전인가...
회사에서 어떤 모션컨트롤러를 쓰다가 모터 Phasing을 수동으로 프로그래밍하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샘플 코드만 달라고 했는데 고맙게도 사람을 보낸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그 제품에 대해 기술영업과 사용자 교육, 내부 어드레스를 파악해서 제품에서 제공하는 유틸리티 소프트웨어를 개선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쓸 정도로 제가 잘 아는 제품군이었지만, 몇년 지나 감을 잊은 것도 있고, 저는 다른 일로 바뻤기 때문에 관여를 안했습니다.
직접 와서 도와주겠다고 하니, 부하 직원 한명과 같이 하면 별로 어려운게 아닐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저녁쯤에 부하 직원이 저에게 어렵게 말을 꺼냅니다.
제품을 잘못 사용하고 있고 그로 인해 해결할수가 없다고 합니다. 잠깐 황당했습니다.
셋업, 어드레스 매핑법, 시퀀스 구조에서 평범한 변수의 명명법까지 제가 직접 구성해서 모든 장비에 동일하게 적용하게 했습니다. 일종의 공통된 프레임워크로 통일한 것으로 수년간 써오면서 개선을 해온 상태인데 이게 잘못됐다고 하니 황당할수 밖에요.
만나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쪽 엔지니어들은 대부분은 다 알고지내온 사이인데 처음 보는 분이었습니다.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설명을 해줬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원래가 어드래스 매핑은 사용자가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해서 쓰는거다.
몇년째 이렇게 써왔고 그건 귀사에서도 잘 알고있다.
XX 대기업에서도 이렇게 써왔다. 등등
씨알도 안먹혔습니다. 이 상태론 자기들은 제품에 대한 서비스는 불가능하다고 까지 하네요.
굉장히 화가 났었고 언성도 높아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말도 안되는 어거지로 나름 준 전문가라 자부하는 본인에게 오히려 가르치려 드니 저로선 꽤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거든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전 회사에서 짤려도 할말이 없는 엄청난 일을 저지른거죠. 대당 2-3억 짜리 장비의 메인 컨트롤러를 몽땅 다 잘못쓰고 있었다니... 게다가 몇년간 납품한 제품들까지 합치면....
언성이 높아지고 제가 그런식으로 영업하냐고까지 얘기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직원들이 말려서 말싸움은 관두고, 저녁 먹고 올라가서 몇가지만 찝어 주고 하던 일 계속했습니다.
별거 없었습니다. 메뉴얼에 예시된 샘플용 어드레스 매핑과 제가 세팅한 어드레스 매핑의 주소가 다른데 +2000 씩만 해주면 되는 거였거든요.
정규표현식 쓰면 정말로 한큐에 끝나고 그게 아니어도 수작업으로 몇개만 고쳐주면 됩니다.
편집기에서 해당부분을 찾아 Mxxx -> M2xxx 로 고치면 끝.... 뭐 소스가 몇줄 되지도 않습니다.
그 몇가지로 다 클리어 되고 수월하게 일 끝났고요. 고맙게 출장까지 오신 그분께선 저에게 아무런 사과도 안하더군요.
오히려 회사 사람들이 저에게 너무 심하게 대한 거 아니었냐고 그러는데 말문이 막히고 논쟁해봐야 얻을게 없는지라 그냥 넘어갔습니다. - 회사에서 저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가슴이 아픔
2010/01/05 - [미디어] - 도마뱀에게서 YES! 얻기 의 책 내용대로 제가 말했다면 부드럽게 넘어갈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문제는 고객은 저였다는 거... 뭔가 거꾸로 됐죠...
제가 기술영업할 때 혹은 개발자지만 고객과 이야기할 땐 기술적인 부분이 상반될 때면 - 그럴 일도 별로 없지만 - 상당히 조심했었습니다.
고객이 잘못 알고 있는 거라면 조심스럽게 얘기해야하지 고객를 비난하거나 모욕을 준다면 고객을 원수로 만들겠다는 거니까요. - 그걸로 고객이 회사에서 질책/징계을 받는다면 누가 그제품 무서워서 쓰겠습니까... -
반대로 고객이 맞았다면 신뢰성을 잃어서 다시는 그 제품 판매 할수 없겠죠. - 뭐 저야 그 업체 사장님 포함 많은 분들과 인연이 있다보니 그럴순 없지만.
말이 길어졌지만...
요지는...
2차 산업이든 3차 산업이든 치열한 경쟁상태에 있지 않는 이상 고객에 진정성을 가지고 대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진정성은 커녕 어리버리하면 바가지 쓰죠.
이걸 탓하긴 어렵습니다. 인간이란게 원래가 그런 존재이기에...
현대 자동차는 어차피 국내 점유율 80%? 90%? 뭐 그러니 아쉬울게 없고,
저의 경험에서 그분은 몸소 도와주러 출장까지 왔는데 왜 말을 안듣냐 이런 마인드 +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았겠죠.
그러니까
1. 독점은 못하게 막아야하고, - 불공정 담합 포함 -
2.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기업들의 물건은 구입하면 안됩니다.
3. 반대로 진정성를 가지고 대하는 기업은 장사가 잘되게 도와줘야 합니다.
이러면 인간의 본성이 어떻든 믿고 살수 있는 풍토가 자연스럽게 조성되겠지요. 그런 기업들만 남을 테니...
그런 의미에서 아이폰의 열풍도 환영합니다. 아이폰 자체의 매력은 별개로 하고, 국내 통신 업계에 대한 질책의 의미로...
그래서 위 기사의 차주를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습니다. 추후 상황을 봐야 알겠지만 저분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